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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

20230727. 창작판화의 이론과 실제/교원연수 강좌

by printstudio89 2025. 4. 3.

20230727-창작판화의 이론과 실제-유대수.pdf
0.26MB

20230727 – 교원연수 강의자료 
창작판화의 이론과 실제1)
유대수 / 화가, (사)문화연구창 대표 

 

“모든 판화의 공통점은 찍혀져 나온다는 점이다. 즉 작업의 장(場)인 판과 그것을 찍 어 옮기는 장(場)인 종이가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판을 찍어 옮겼을 때 그 찍어 옮 겨 놓은 것을 일컬어 판화라고 하며 열 장을 찍든 천 장을 찍든 찍혀 나온 개개의 장 이 동일하여야 함을 원칙으로 한다.” <한운성. 판화세계. 1988. 미진사.>

 

1. ‘판화(版畫)’란 무엇인가? 
판화는 나무나 금속 등 그림(또는 글씨)이 그려지고 새겨지는 ‘판(版)’이라는 조건을 통해 종이 나 천에 옮겨 찍혀져 드러나는 ‘화(畵)’, 곧 최종 결과물로서 ‘그림’을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판에 새겨서 찍어낸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모든 판화의 공통점은 찍혀져 나온다는 것이 고, 작업의 장(場)인 판과 그것을 찍어 옮기는 장(場)인 종이가 분리되어 있다는 점2)에서 회화 와 다른 지점을 확보하게 되고 판화의 독자적 위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판화는 ‘간접회화’라 불리기도 하며, 회화의 유일성에 비교되는, 다량 복제를 통해 다수에게 보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수성, 대중성을 대표적 특성으로 삼는다. 
하지만 좀 더 관심을 두고 한발 더 들어가 보면 판화에 대한 이해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도 느끼게 될 것이다. 고ㆍ근대 인쇄-출판문화로부터 연원하는 역사성은 차치하더라도, 이를테면 각종 판의 종류, 기법의 차이, 그림이 표현되는 최종 화면의 재질 문제, 제판(製版)과 인출(印出) 의 방법론 등만 떠올려도 수많은 변수의 고려와 교차 조합의 가능성이라는 문제가 있다. 거기에 더하여 화가들마다 오직 자신만의 고유 감각으로 진행하는 새김 방법이나 실험적 응용, 기술-예 술성의 조화 여부, 화가의 세계관 등에 이르면 무척 복잡한 상황이 되기도 한다. 
더군다나 지금은 어떤 시대인가. 컴퓨터나 휴대폰 화면에 손짓 한 번이면 온갖 정보와 문화 콘 텐츠를 손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고, 이미지와 텍스트가 무한 복제되는 디지털 문명이 이미 생 활화된 시대다. 인공지능과 메타버스가 마치 놀이처럼 활용되곤 하는 쌍방향 소통의 시대다. 이 런 시대적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의 생산과 복제, 배포를 위해 꽤 많은 시간과 집중의 노동 력을 투여해야 하는 전통 방식으로서 판화의 창작과 유통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도 되짚어 살펴보아야 할 현실의 문제이기도 하다. 

 

2. 판화의 출발은 인쇄술

3. 출판문화의 중심, 전주 완판본(完板本)

4. 판화, 인쇄술에서 미술로

5. 근대에서 현대로, 협회에서 학교로
6. 80년대 민중판화와 현대판화의 확장
7. 전북판화 30년의 산 증인, 전북판화가협회 

 

■ 대표적인 판화 기법
판화는 판의 어느 부분에 잉크를 찍어내느냐는 근본 원리에 따라 볼록판ㆍ오목판ㆍ평판(平版)ㆍ 공판(孔版) 네 가지 종류로 나눈다. 각 기법에 따라 그림을 새기는 판과 도구가 달라지며, 각 기법은 저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그림이 표현된다.  
[볼록 판화 Block Printing, Relief] 볼록 판화는 판의 볼록한 부분에 잉크를 묻혀 찍어내는 방 식의 판화를 말한다. 그림은 좌우가 반대로 인쇄된다. 
자기가 원하는 형태를 남겨 놓고 나머지 필요 없는 부분을 칼로 깎아내어 잉크가 판의 튀어나 온 상(像) 부분에만 묻게 하여 찍거나(양각, Cut), 자기가 원하는 형태를 가는 선(線)으로 파내 어 잉크가 튀어나온 배경의 부분에만 묻게 하여 찍는(음각, Engraving) 기법이다. 판의 재질에 따라 목판화, 고무판화, 지판화, 리놀륨판화(리노컷), 메탈 컷(Metal Cut) 등으로 부른다. 
[오목판화 Intaglio] 주로 동판에 날카로운 도구로 새긴 홈에 물감을 집어넣어 찍어내는 판화를 말한다. 
동판 표면을 새기거나 긁거나 산성 용액으로 부식시키는 등 여러 가지 공정을 통해 새겨진 홈 이나 고랑 부분에 잉크를 바르고, 오목한 골 부분에만 잉크를 남겨놓고 표면을 깨끗이 닦아낸 후 프레스기를 이용하여 압력을 가하면, 고랑 부분에 담긴 잉크가 종이 표면에 전사되어 판화의 이미지가 찍혀 나온다. 이를 크게 나누면 동판을 산성 용액으로 부식시키는 에칭(Etching)과 애 쿼틴트(Aquatint), 부식시키지 않는 드라이포인트(Dry Point), 메조틴트(Mezzotint), 인그레이빙 (Engraving) 등의 기법이 있다. 동판화는 금속세공사의 기법을 차용해 발달했으며 15세기에 하 나의 예술 장르가 됐다. [평판화 Planographic Print] 평판화는 말 그대로 판면을 깎거나 파내지 않고 평편한 면에 그 림을 그려 인쇄하는 기법으로, 평판화 기법으로는 사실상 석판화(lithograph) 한 가지뿐이다. 석판이나 특수 처리를 거친 아연판 표면 위에 유성 잉크나 크레용, 해먹으로 그림을 그린다. 판 면 전체에 물을 먹이면 그림 부분은 수분을 밀어내고, 여백 부분은 수분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 후 롤러에 잉크를 묻혀 전체 판면에 굴리면 그림 부분은 잉크를 받아들이고 물을 먹은 여백 부 분은 잉크를 밀어내기 때문에 그 원판 위에 종이를 얹어 프레스로 압력을 가해 돌리면 그림이 종이에 찍혀 나온다. 이것의 기계화된 상태가 옵셋 인쇄다. 
[공판화 Stencil Print] 종이나 기타 소재를 잘라내어 구멍을 통해 붓이나 스퀴지, 롤러로 잉크 를 전사하는 기법이다. 구멍을 통해 직접 채색하는 경우 포슈아르(pochoir)라고 불리기도 한다. 스텐실, 실크스크린이 여기에 해당되며 다른 기법에 반해 좌우가 반전되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 찍힌다. 실크 스크린(silk screen, Serigraph) 판화는 촘촘한 그물망 구조의 질긴 직물을 사각 틀에 잡아 고정시킨 후 판면에 뚫린 구멍을 통해 잉크를 밀어 넣어 찍는 방식으로 좌우가 바뀌 지 않는 기법이다. 1930년대 미국에서 발명되어 처음에는 주로 포스터나 플래카드 제작 용도로 이용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창작판화 작품에까지 활용되었다. 

 

■ 판화의 다른 방법들
[엠보싱 인쇄 Embossed Print] 금속이나 목판 원판의 음각 부위에 판화 용지를 눌러 넣어 3차 원적, 조각적 효과를 내는 인쇄 기법. 고프라주(gaufrage)라고도 한다. 
[셀로컷 Cello Cut] 보리스 마고(B. Margo)가 창안한 기법. 목판, 금속판, 카드보드지나 플라스 틱판, 기타 다른 소재의 판면 위에 아세톤에 용해시킨 액상 플라스틱을 입혀 형태나 질감 등을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판면을 형성하는 신기법이다. 액상 플라스틱이 굳은 다음 다양한 조각도와 긁는 도구를 이용해 다시 한 번 판면을 변형할 수 있다. 오목과 볼록 양쪽 방식으로 인쇄할 수 있다. 셀로컷 기법은 단독으로 혹은 다른 판화 기법과 혼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모노타이프 Monotype] 원판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그대로 종이에 찍어 전시시키는 기법이다. 원판은 유리, 금속 등 표면이 매끈한 물질이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유리판화(클리셰-베르) Cliche-Verre] 유리판화는 오늘날 판화 시장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다. 시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활용되다 사라졌다. 사진인화술을 접목한 기법으로 유리판 한쪽 면을 빛이 투과하지 못하는 불투명 소재로 완전히 덮은 다음, 철필이나 기타 도구를 이용해 이 미지를 새기면 표면에 덮혀 있던 물질이 제거되어 투명한 유리판 표면이 드러난다. 이 유리판 아래에 사진 인화지를 놓고 빛에 노출시켜 음화(negative image)를 만들어 인화지를 현상하면 백색 배경에 흑색 선으로 그림이 나타난다.
[탁본 Frottage] 탁본 혹은 프로타주(Frottage)는 요철이 있는 물질 위에 종이를 올려놓고 연필이나 크레용으을 칠하거나 천을 둥글게 말아서 물감을 묻혀 두들기거나 문질러 돌출된 부분의 그림 형태가 나타나게 하는 기법이다. 고고학자들은 이 기법을 이용해 동굴 벽면, 청동 기념물, 묘비들에  새겨진  기록이나  저부조의  복사본을  제작한다.  프로타주  기법은  막스  에른스트(M. Ernst)가 나무나 바위 등 질감이 있는 소재에 종이를 대고 연필이나 크레용으로 문질러 얻게 되는 이미지에 주목한 후, 초현실주의의 독특한 기법 중 하나를 가리키게 되었다.
[채색 판화 Coloured Print] 단색으로 인쇄된 판화 작품(주로 흑백 판화)에 화가가 직접 붓을 사용하여 색채를 입히는 것이다. 이때는 직접 손작업으로 색을 입히기 때문에 한 장 한 장의 작 품이 조금씩 색의 농도, 분위기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의 경우 미술시장에 서 더욱 고가로 취급되기도 한다. ‘채색판화’라 부르기도 하며, 우리나라 전통 목판화에 이런 기 법을 사용한 ‘화조목판화(花鳥木版畵)’가 많이 남아 있다.

 

■ 알아두면 쓸데 있는 판화 상식
판화는 고대로부터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교환하는 인쇄 출판의 형태로 출발하여 현대에 와서 는 사진, 영상, 컴퓨터그래픽 등 기술의 발달로 예술 영역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판화는 ‘간접회화’라 불리기도 하며, 회화의 유일성에 비교되는, 다량 복제를 통해 다수에게 보 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수성, 대중성을 대표적 특성으로 삼는다. 
재료와 기법에 따라 회화와는 다른 독특한 표현을 구현할 수 있으며, 다량 복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여 선물용이나 장식용으로 많이 사랑받는다. 

판화는 다색 판화의 경우 필요한 색 하나당 판 하나를 사용하며, 첫판은 1도, 둘째 판은 2도라 고 한다. 작품에 10가지 색이 있다면 10도 작품이다. 1개의 판으로 1색을 찍었다면 ‘1판 1도’의 단색판화가 된다. 3개의 판을 이용하여 3개의 색을 찍었을 경우, ‘3판 3도’ 다색판화라 부른다. ㅡ
서명(Signature). 작품 이미지 하단에 기입하는 작가 서명은, 보통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으 로 ‘에디션 숫자 – 제목 – 작가 서명 – 제작년도’ 순으로 기입한다. 서명할 때는 작품의 색채 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연필을 주로 사용한다.  
에디션(edition) 인출부수. ‘Limited Edition(한정 출판)’의 줄임말로, 해당 판에서 작품을 인출 (印出)한 숫자를 말한다. 보통 ‘에디션(Edition) 또는 ’에디션 넘버(Edition Number)‘라고 부른 다. 수량은 작가가 결정한다. 에디션 수량은 작가가 거장으로 성장하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에디션 수량이 적으면 그만큼 값이 비싸지만, 10~30매 내외를 인출하는 게 일반적이다. 100매 이상 대량 인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판화 이미지 아래 ‘1/20, 2/20, ... 20/20’이라고 적혀 있다면, 이 작품은 오직 20매만 찍었으며 이외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에디션 인출 이 끝난 판은 폐기하는 게 일반적이다. 번호 순서와 찍(히)는 순서는 관계가 없다. 어떤 컬렉터 는 자신이 좋아하는 숫자가 적힌 판화작품만 골라서 수집하기도 한다. 
  A.P.(Artist Proof) 작가 소장본. 판화 제작에서 작가는 한정판(Edition)의 일련번호 외에 작품 을 추가적으로 제작할 권리를 지닌다. 이들 부수는 ‘A.P.’라는 표시 하에 별개의 일련번호가 매 겨진다. 엄격한 규정 같은 것은 없지만 보통의 경우(발행부수 100부 이하의 경우) 정규 부수의 약 10% 정도, 라지 에디션(약 200부 정도)의 경우 5%를 허용하는 것이 관행이다.
SP(State Proof), TP(Trial Proof) 시험쇄. 작가가 원판 작업 도중 진척 상태를 살피기 위해 인 쇄한 부수를 말한다. 본격적인 에디션을 찍기 전, 제작 과정 중에 시험으로 뽑아낸 것으로, 최 종 완성된 작품과는 화면이 다르지만 그 자체로 미적 의미를 지녀 버리지 않고, 보통 ‘S.T.’ 또 는 ‘T.P.’라고 표기하여 남기기도 한다. 판화의 시험쇄는 아주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으며 작 품이 각 단계를 거쳐 진화해 나가는 것을 본다는 시각적 흥미 외에도 그 자체로 독특한 미감과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때로는 완성된 작품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P.P.(Presentation Proof) 선물본. 작품을 교환하거나 선물할 때 사용하는 표기법.
C.P.(Cancellation Proof) 파기본. 모든 에디션을 마친 후, 더 이상 찍지 않기 위해 판을 훼손 시킨 후 그 증거를 남기고자 찍는 것.
P.E.(Posthumous Edition) 사후출판. 작가가 생존 중에 찍어내지 못하고 유족이 찍어낸 것. 사 후에 찍었다는 의미로 발행처와 부수, 날짜와 함께 유족대표의 서명을 명기한다. 
Restrikes 재판. 초판이 발행된 이후 다시 재판된 작품을 말한다. 초판으로부터 상당한 시일이 지난 후 이미지에 변경이 가해지지 않은 원래의 판을 재차 인쇄ㆍ발행한 작품을 말하며 흔히는 작가 사후 오랜 시일이 흐른 다음에 재판된다. 

 

■ ‘위작(僞作)’의 유형
1. 사진술적 복제품 
원작 판화를 사진술을 이용해 복제한 ‘복사인쇄물’이 원작인 것처럼 판매되는 경우. 
2. 드로잉 또는 수채화 등의 복제화
유명한 회화 작품을 복제 전문 판화가가 직접 그리고 새겨 찍어낸 판화. 다른 작가의 그림을 베 껴 판화로 옮겼다는 점에서 오리지널 창작판화라고 볼 수 없다.
3. 원작 판화지만 다른 사항들을 속임
예를 들어, 한국판으로 100장 한정이라고 팔았는데 같은 원판으로 외국에 가서(색채를 살짝 바 꾼다든지) 다시 작품을 발행하는 경우. 때로는 서명이 없는 오리지널 작품에 작가 서명을 위조 하기도 한다.